2화. 부자 상인 마사니 시쎄 – 만데 전래동화집
옛날 옛적에, 마사니 시쎄라는 부자 상인이 살고 있었어. 그의 집은 황금으로 가득 찰 만큼 부자였지. 사람들이 필요한 걸 모두 갖고 있었고, 자신이 필요한 건 황금으로 모두 구할 수 있었지. 불가능한 게 없었던 그는 세상 무서운 게 없었어.
어느 날, 마사니는 강가에서 어느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게 돼. 마사니는 지금까지 숱한 청혼을 받았지만, 그가 원하는 여인을 찾지 못했지. 그는 그 여인에게 청혼했지만, 안타깝게도 여인에겐 이미 오래전에 약혼을 한 남자가 있었어.
마사니는 바로 황금을 마차에 싣고 그녀의 부모님을 찾아갔어. 그때는 부모가 자식의 결혼을 정하는 시대였어. 딸의 약혼자는 가난한 어부였기에, 마사니의 황금 앞에서 그만 결혼 상대를 바꾸고 말아. 오래된 약속도 황금 앞에서 힘을 잃고 말았지. 원하는 건 모두 가질 수 있었던 마사니는 세상 무서운 게 없었어.
드디어 결혼 날이 밝았어. 결혼식을 보기 위해 손님들이 구름같이 몰려왔어. 마사니의 집 마당엔 푸짐한 음식 냄새로 가득 찼지. 코라 연주가 부드럽게 흐르는 사이로 사람들은 환하게 웃고 춤췄어. 결혼식을 기다리는 마사니의 입에도 미소가 계속 걸려있었지. 미소 지으며 신부의 무릎에 잠시 기댄 마사니는 다시 일어나지 못했어. 결혼식을 올리기도 전에 그는 갑자기 숨을 잃었지. 너무나 갑작스런 죽음에 손님들이 고함을 지르기 시작하자, 코라를 연주하던 젤리가 오래된 멜로디에 새롭게 가사를 붙여 이렇게 노래를 불렀지.
라이라라 라이라라
라이라라 마사니 시쎄~
인생은 그런 거야,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도 모르지.
아무리 부자라고 해도, 죽음을 피할 수 없지
아무리 황금이 많더라도, 죽음을 막을 수 없지
아무리 불쌍한 사람이라도, 죽음을 피할 수 없지
아무리 모든 힘을 가졌다 해도, 죽음을 막을 수 없
라이라라 라이라라
라이라라 마사니 시쎄~
모든 것을 가지고, 모든 힘을 가진 사람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노래는 마사니 시쎄라는 이름과 함께 널리 퍼지며,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노래가 되었어. 또, ‘세상’이란 뜻의 ‘두니야(Dounya)’란 제목으로도 불렸지. 마사니 시쎄가 이루고 싶어 했던 여인과의 결혼은 다른 노래에선 아이로 변하기도 했어. 모든 것을 가져도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사람도 있고, 돈은 없지만 아이가 많은 사람도 있다고 말이야. 그렇게 젤리들은 계속 노래했어. 우리 모두는 다른 운명을 타고났고, 서로를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이야.
다음 이야기는 ‘사랑을 잃은 하마의 이야기 – 말리 사조’로 이어집니다
글 | 소영
참고자료 |
mandebala.net (Researcher : Todd Martin)
Pevar, Marc, prod. 1978. Gambia’s Music. Vol. 1. Folkways, FE 4521.
Jessup, Lynne. 1983. The Mandinka Balafon: An Introduction with Notation for Teaching. La Mesa, Calif.: Xy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