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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여덟 소녀와 먹보 하이에나 – 만데 전래동화집

여덟 소녀와 먹보 하이에나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숲속에서 노는 걸 좋아하는 여덟 명의 소녀가 있었어. 어느 날 숲에서 놀던 아이들이 꽃을 꺾자,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어. 비를 피하다 어느 동굴로 들어갔는데, 알고 보니 먹보 중에 먹보 ‘수루쿠바’ 하이에나의 굴이지 뭐야. 얼마 후, 하이에나가 따그닥 따그닥 굴로 돌아오는 길이었어. 동굴 근처에 도착하자, 걸음을 멈추고 이렇게 소리쳤어.

“흠, 어린 여자아이의 냄새가 나는걸!”

그리곤 동굴 입구 앞에서 안쪽을 보며 외쳤어.

“얘들아, 너희 몇이나 있니?”

아이들은 하나의 목소리로 노래하며 답했어.

“우리는 여덟 명의 아이들이죠! 하이에나 배를 채우는, 우리는 여덟 소녀들!”

하이에나는 너무 신이 나서 이리 팔짝 저리 팔짝 뛰었어. 그리고 다른 하이에나에게 자랑하고 싶었지. 지금 쟤들을 몽땅 먹어버리면, 누가 믿겠냐 말이야. 하이에나는 증인을 찾아야 했어. 아이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폴짝폴짝 뛰어갔어.

“하이에나 배를 채우는, 우리는 여덟 소녀들!”

친구를 발견한 하이에나는 자신의 동굴에 무엇이 있는지 보러 오라며 꾀었어. 글쎄 우리 집에 말이야, 통통한 여자아이들이 여덟이나 있다구! 하지만 하이에나가 도착하기 전에, 여덟 명 중 두 명이 동굴을 빠져나와 마을로 돌아갔어. 남은 여섯이 한목소리로 노래했어.

“맞아, 우리는 진짜 여덟! 여덟 마리 하이에나 송곳니를 즐겁게 할, 우리는 여덟소녀들!”

두 하이에나는 신이 나서 폴짝폴짝 뛰어갔어. 그런데 말이야. 세 번째 하이에나를 찾아야 했을까? 네 번째도? 그럼 다섯 번째도? 음… 진짜 여덟 명의 소녀들이 있다면 말이야!

다시 동굴로 돌아온 하이에나가 물었어.

“너희 몇이라구 얘들아?”

물음에 답하는 목소리는 하나밖에 없었어. 깜짝 놀란 하이에나들은 재빨리 동굴로 들어갔어. 바닥엔 작은 반지 하나가 있었지. 여덟 소녀들중 가장 맏언니가 놔두고 간 반지가 대답한 거였어.

화가 머리끝까지 난 하이에나들은 소녀들을 따그닥 따그닥 쫓아가기 시작했어. 마을 입구에 도착하자, 가장 마지막에 도망친 맏언니가 울타리를 기어오르고 있는 걸 보았어. 하이에나가 소녀의 종아리를 덥썩 붙잡았지.

“요 녀석 잡았다! 이제 널 잡아먹고 말 테다!”

그러자, 소녀는 으하하하 크게 웃으며 답했어.

“하하하 이 멍청이 하이에나! 니가 지금 잡은 건 내가 아니라 울타리야!”

하이에나는 소녀의 종아리를 털썩 놓고는 울타리를 덥썩 잡아버렸어. 소녀는 잽싸게 마을로 달려가 사냥꾼들을 불렀단다.

만데 전래동화에서 하이에나는 꽤 자주 등장하는 동물이야. 만데 사람들은 하이에나를 ‘수루쿠바’라는 별명으로 불러, ‘수루쿠’는 만데어로 ‘많이 먹는 사람’이란 뜻인데, ‘수루쿠바’는 먹보 중의 먹보란 말이지. 먹고 또 먹어도 계속 먹으려고 하는, 욕심 많고 어리석은 이들이 주로 ‘수루쿠바’ 하이에나로 비유되곤 해. 어리석은 하이에나와 여덟 소녀의 재치들이 대비되며 나는 더 재밌게 읽었어. 마지막에 다리를 잡혔는데도 울타리라고 말한 소녀의 말은 너무 천연덕스러워 읽고 또 읽었지 뭐야. 나도 어디선가 제 발로 호랑이 소굴에 들어간다면, 여덟 소녀의 노래를 한번 떠올려 보려고. 으하하하 웃으며 아주 큰 목소리로 기세 좋게 불렀을 이들의 노랫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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