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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만세의 너의 상상을 덧붙이는 만화

안녕하세요. 어느덧 9호 동안 만화를 그려온 만세입니다.

저에게 이제껏 그림은 온전히 저의 것이였습니다. 좋아하는 이들에게 용기를 내 선물을 하거나, 집에 걸어놓은 그림들을 친구들이 보거나. 네, 저의 방구석 그림이 사람을 만나는 일은 그것이 다 였습니다.

그런 그림을 그려오던 이가 <몿진>이란 웹진에 그림을 그리면서 종이의 질감에 따라 칠해지는 색이 얼마나 다른지, 스캔과 편집이란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는 이들을 생각하며 그림을 그리면 선이 얼마나 딱딱하게 굳어버리는지. ‘한 장’의 종이에 모든 것을 담는 것이 얼마나 어렵던지.

그러니깐 제가 얼마나 부족한지 알게되었습니다.

부족함에도 <몿진>을 함께 꾸려준 까르, 보코, 소영과 인터뷰에 응해주었던, 진솔, 꼬리, 종현, 소영, 엠마누엘 사누, 어딘가 있을 독자 분들 덕에 8번이나 발행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4호부터 저의 이야기로 시작한 만화는 그리면서 내내 볼펜에 힘을 꽉 주고 그려왔습니다. 그릴 때마다, 저의 상황을 돌아보고 인지해야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스스로가 너무 불쌍하고 안쓰럽게만 여겨졌습니다. 배우는 데 돈이 너무 많이 필요하다는 것과 만세라는 이는 배우는 데 욕심이 많다는 것이 참 속상했습니다.

또 저는 질문이 참 많은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질문의 답 앞에서도 한번 더 ‘왜?’라고 묻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발레를 왜 해야 돼? 내 춤이 왜 남과 비교되어야 해? 그 비교로부터 왜 교육의 선택권이 정해져야해? 예술은 모두를 위한 거라던데, 춤은 예술이 아닌걸까? 아니면 그 모두에 내가 포함되지 못하는 걸까? 그럼 나는 뭘까?

네…저는 이렇게 날선 질문으로 이 페이지를 꽉 채울 수도 있습니다. 이 중 답이라고 할 수 없으나, 자신과의 합의를 통한 답이 생기긴 했습니다. 저는 역사 속 발레가 아니라, 신체 훈련을 위한 발레를 배우고 있으며, 모두를 위한 교육이 무엇일지 공부할 것입니다. 공부와 훈련이 쌓여서 몸도 마음도 단단해지면, 정말 무언가 바꿔보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제가 아직 들어갈 수 없었던 세계에 들어가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입시제도가 왜 그렇게 똥인건지, 그 높은 문턱을 가지고 있는 대학은 어떤 곳인지, 왜 한국 예술교육은 대학에만 집중되어있는지, 발레를 한 몸과 하지 않은 몸이 어떻게 다른지, 왜 지금 춤을 추는 예술가들은 모두들 ‘작품’ 만들기에만 집중하게 되었는지, 등등의 답을 찾고 그 답에 다시한 번 ‘왜?’라고 질문하기 위해서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껏 다소 답답하고 불평이 가득했던 만세의 ‘너의 상상을 덧붙이는 만화’를 봐주셔서 감합니다. 저 스스로 부드럽게 펜을 잡고 지금의 저의 상황들을 조금 느슨하게 바라볼 수 있을 때, 또 지금의 모래사장 같은 질문과 불평들 속에 작은 조개껍데기가 보이면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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