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몿지니의 꾸러미

[몿지니의 꾸러미] ‘춤과 힘’편

‘몿지니의 꾸러미’는 매월 하나의 주제로 <몿진>을 기획하고 글감을 구성하면서, 몿지니들이 영감을 받았던 재료들을 한데 모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이번 호 ‘몿지니의꾸러미’ 는 소영이 ‘힘을 얻고 싶을 때, 찾게 되는 춤’을 모아보았습니다.


1) 진도 소포리 강강술래


지금은 미스트롯 진 ‘송가인’의 고향으로 더 알려졌지만, 진도 소포마을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걸군농악과 강강술래 등 다양한 우리 문화가 보존되어 있는 마을이다. 2010년 페스티벌 기획단에 참여하며 우연히 2박3일동안 전수받게 된 ‘강강술래’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조이고, 풀고, 뛰고, 놀며 동그라미속 어우러지는 리듬 속에서 묵혀둔 감정들이 풀리고, 새로운 힘들이 쌓였다. 살면서 가장 첫번째로 제대로 배운 춤이자, 우리 문화란 것에 처음으로(!) 감동받은 춤이다. 기회가 된다면, 꼭 배워보시길! 진도 소포리 전수관에 가면, 언니들의 몸에서 몸으로, 입에서 입으로 아침에는 농사일하고 저녁에는 사랑방에 모여 매일매주 배워온 어머니들이 직접 가르쳐주신다. 소개한 영상은 10년전 진도에서 강강술래 배우던 순간들을 기록한 ‘강강예술래’ 팀의 영상이다.


2) 앨빈 애일리의 ‘계시 Revelations’

Google Image Result for https://www.alvinailey.org/sites/default/files/styles/default_manual_crop/public/aileyii_revelations_1.jpg?itok=j0eUBVr1

null


1960년, 백인이 주류였던 현대무용계에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 새로운 균열을 낸 안무가 ‘앨빈 애일리(Alvin Ailey)’의 작품. 초연이후 지금까지 약 70개국 넘게 공연해온 ‘앨빈 애일리 아메리칸 댄스 씨어터 Alvin Ailey American Dance Theater’의 가장 사랑받는 대표 레퍼토리다. 그가 유년시절 겪었던 흑인 교회의 풍경과 가스펠, 블루스 음악, 문화들에서 영감받았다. 이 사진은 첫번째 파트 ‘슬픔의 순례(pilgrim of sorrow)’에 등장하는 안무다. 땅에 굳건하게 발을 딛고 하늘로 머얼리 뻗어 올린 손들, 자유롭게 하늘을 활강하는 새들과 같은 춤들은 보는 것만으로 강한 자유의 힘을 내게 전해줬다. 이 작품은 보러 가는게 아니라 꼭 경험해야 하는 통과의례이자 의식이라고 하는데, 꼭 극장에서 만나고 싶다! 

코로나 19 사태로 방구석 공연관람이 가능해졌다. 미국시각 4월 2일 7시까지 유튜브를 통해 전체공연을 볼 수 있다.


3) 뉴질랜드 ‘하카’ 춤


2019년 3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에서 총기난사 테러사건이 있었다. 희생자들을 위해 총리는 히잡을 쓴 채 우리는 하나다라는 공감의 추모를 전했고, 학생들과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뉴질랜드 ‘마오리’민족춤 ‘하카’를 추었다. ‘하카’는 ‘춤’이라는 뜻으로, 원래 적을 위협하거나 경고하는 춤이라고 한다. 끔찍한 죽음을 낳은 극단적인 혐오와 폭력에 저항하며, 사람들은 함께 발을 구르고, 눈을 굴리고, 가슴을 쾅쾅치며 소리쳤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하카 춤을 추는 영상을 페북으로 우연히 보았는데, 처음엔 위협적인 분위기에 놀랐다가, 그들이 보여주는 공동체의 힘에 마음이 뜨거워졌었다. 당시 한국은 제주에 도착한 예멘 난민이슈로 뜨겁게 논쟁이 일고 있었는데, 이때 뉴질랜드에서 날아온 이 춤은 새로운 사회의 가능성을 온 몸으로 보여줬던 하나의 단비같은 소식이었다. 


4) 영화 ‘프란시스 하’


댄서가 주인공이라 해서 무작정 본 영화. 뉴욕에 살고 있는 현대무용단 견습단원 27살의 소피, 성공하는 현대무용수를 꿈꾸지만 일도, 월세도, 사랑도 쉽지 않다. 카피는 ‘가장 보통의 뉴욕에서 만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그렇다! 무조건적 잘될거라며 긍정하지도 않고, 혼자 땅굴파며 좌절하지도 않는다. 연이은 자잘한 실패와 체념 속에서 그녀는 그래도 달린다. 흑백의 이미지들 속에서 주인공의 몸짓과 눈빛, 신나게 쏟아내는 이야기들은 조용한 한숨이 섞였지만 근사하게 반짝인다. 데이빗 보위의 노래에 뉴욕 거리를 신나게 달리다 집에 도착하는 이 장면은 나의 베스트샷. 2019년 겨울 개봉한 영화 ‘작은 아씨들’의 감독 ‘그레타 거윅 Greta Gerwig’이 각본을 쓰고, 출연했다. 계속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고, 쓰고, 춤추고, 노래하는 여성들에게 바친다!  

Share this with your friends!
Share on Facebook
Facebook
Email this to someone
email
Pin on Pinterest
Pinterest
Tweet about this on Twitter
Twitter
Share on LinkedIn
Linkedin
Print this page
Pri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