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몿지니의 꾸러미

[몿지니의 꾸러미] ‘춤과 경계’ 편

‘몿지니의 꾸러미’는 매월 하나의 주제로 <몿진>을 기획하고 글감을 구성하면서, 몿지니들이 영감을 받았던 재료들을 한데 모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이번 호는 ‘춤과 경계’를 테마로 보코가 채집한 영감의 꾸러미를 풀어봅니다. 


공연&강연 <각자의 스텝, 각자의 댄스>
안은미 안무가 (2019)

2019년 열린 SBS D 포럼(SDF)에서 현대 무용가 안은미 안무가의 무대 영상이다. ‘각자의 스텝, 각자의 댄스’를 주제로 한 강연에 앞서 저신장 장애인과 함께한 ‘대심땐스’와 ‘싸이대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신체가 모여 우리가 함께 어떤  춤을 출 수 있을까? 라는 물음은 춤의 경계가 어떤 방식으로 어디까지 뻗어갈 수 있을지 아주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그 상상의 결과로 안은미 안무가는 다양한 그룹의 사람들과 스스로 몸의 언어를 찾는 과정을 만들어왔다. 노년층 여성과 함께한 ‘조상님께 바치는 땐스’, 청소년과 함께한 ‘사심없는 땐스’, 중년층 남성과 함께한 ‘아저씨를 위한 무책임한 땐스’ 등 다른 작업의 트레일러와 인터뷰 영상도 유튜브에서 만나볼 수 있다.


다큐멘터리 <피나Pina>
빔 벤더스 연출 (2011)

독일 현대 무용가 피나 바우쉬(Pina Bausch)의 세계와 <봄의 제전>, <카페 뮐러>, <콘탁트호프>, <보름달> 4편이 교차하는 형태로 등장하는 다큐멘터리이다. 촬영 직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피나를 감독은 3D로 화면 위에 숨결까지 생생히 재현했다. 워낙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라 알 만한 사람들은 이미 다 봤을 것 같지만, 집콕의 시기를 유영하며 다시 꺼내 본다. 춤과 연극을 결합한 ‘탄츠테아터(Tanztheater)’라는 장르를 개척해 무용, 연극, 음악, 미술의 경계를 넘나든 것으로 명성 높은 피나 바우쉬는 “아름다운 것들이 항상 움직임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는 말을 남겼다. 그녀의 춤을 보고 있자면 춤의 정의와 경계를 질문하는 일은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넋이 나간다. 춤만이 건드릴 수 있는 내 안의 어둠과 밝음과 달뜸과 욕망에 빠져드느라. 

영상 <Coffee with Pina>
Lee Yanor (2006)

피나 바우쉬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이런저런 자료를 검색하다 발견한 영상도 함께 추천. 이스라엘 사진작가이자 영화감독인 Lee Yanor가 2002년과 2005년 피나 바우쉬의 작업 과정을 찍은 다큐멘터리 중 러프 컷(Rough Cut) 영상이다. 단정하고 곧은 눈빛으로 까만 옷을 입고 거울 앞에서 홀로 연습하는 피나 바우쉬의 몸짓 위로 익숙한 음악이 깔린다. 봄에 추천하기엔 조금 뜬금없지만 김민기가 부른 가을 편지다. 

글 <춤과 문학>, <춤과 과학>
웹진 <춤in>의 코너 (2018, 2019) 

이미지 클릭하면 <춤in> 에세이 코너로 이동

음…소개할까 말까 조금 망설였다. 국내에 몇 안 되는 춤 웹진으로 <몿진>이 춤 웹진 계의 마이너 중의 마이너라면 <춤in>은 메이저 중의 메이저니까. 굳이 내가 여기서 꼭 소개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좋은 건 아무래도 나눌 때 더욱 풍성해지는 것 아니겠는가. 공연 리뷰나 비평은 어렵기도 해서 자주 생략하지만, <춤in>에 연재되는 에세이 중 ‘춤과 문학’, ‘춤과 과학’는 자주 챙겨보는 코너였다. 현재는 ‘춤과 건축’, ‘춤과 액트-션’ 코너가 연재 중이다. 글쓴이가 매번 달라지기 때문에 춤에 대한 다양한 감각과 사유를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시는 춤춘다”는 문장을 길어 올린 민구 시인의 ‘몰래 추는 춤’과 외계생명체가 BTS 공연장을 방문해 인간의 춤을 관찰하는 가설로 시작하는 김남식 과학문화운동가의 ‘춤의 기원- 도대체 왜 추는 걸까?’ 편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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