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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소영의 아프리카 만딩고 춤 안내서 소개

A guidebook to african mandingo(mande) dance


1. 안내서 소개

이 글은 ‘만딩고’ 춤을 배우는 사람들을 위해 썼다.
그동안 단편적인 정보들만 공유해서, 배우는 이들은 이 춤을 개념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인상깊게 본 책과 영상들, 인터뷰, 부르키나파소의 경험들을 엮어, 이 춤이 가진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전하려 한다.

나는 ‘쿨레칸(Koule Kan)’ –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안무가 엠마누엘 사누(Emmanuel Sanou)의 무용단체 – 의 기획자로 5년간 일하고 있다. 우연히 그의 댄스 워크숍에 참여한 걸 계기로 점차 이 춤에 매료되었다. 춤추는 걸 좋아했지만, 인생에서 춤을 계속 추며 살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지금은 어느덧 내 인생에 ‘춤’이란 굵직한 챕터가 자리 잡았다.



2014년 처음 댄스 워크숍을 기획할 당시 네이버에 ‘아프리카 댄스’를 검색하면, 웃프게도 인터넷 방송국 ‘아프리카 tv’ 춤영상들이 대부분이었다. 구글에 영어로 찾아보니, 유럽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이 춤은 굉장히 ‘핫’했다. 비욘세의 안무가가 서아프리카 전통춤을 레퍼런스로 삼고, 스윙댄스의 뿌리가 ‘아프리카’에 있다니! 내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범위가 넓고, 현대까지 깊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춤이었다. 그렇게 하나둘씩 정보를 찾기 시작했고, 그 춤은 나를 더 넓은 세계로 데려갔다.

이 춤은 ‘아프리카’의 역사와 떨어질 수 없었다. 노예무역의 역사, 인종주의 등으로 나의 관심은 점차 옮겨 갔다. 재즈의 뿌리가 ‘아프리카’에 있는 이유는 바로 17세기 노예무역 때문이었다. 300년 넘게 이어진 그 역사는 참혹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의 재즈와 블루스, 힙합, 레게 등 전세계가 사랑하는 음악들의 기원이 되었다. 법적으로 미국에서 노예제가 폐지된 지 150년이 지났지만, 인종차별주의는 여전히 남아있고, 차별에 저항하는 운동들은 지금도 뜨겁다. ‘흑인은 열등하다’는 편견에 맞서 싸운 문화운동가,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내 가슴도 뜨거워졌다. 남일 같지 않았다. 나 또한 우월감과 열등감이 가득한 사회 속에서 끊임없이 내 자신을 비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자연스레 나의 문화적 우열감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됐다.

현재 한국의 ‘아프리카’에 관한 편견, 그것이 춤에 미친 영향은 이 역사 속 흐름과 무관하지 않았다. ‘아프리카 댄스’라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수업과 공연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질문했다. 사람들은 편견인줄 알면서도, ‘우가우가 춤’, ‘세렝게티의 초원’, ‘지푸라기를 걸친 반나체의 근육질의 몸’ 등의 이미지가 떠오른다고 했다. 나 또한 그랬다. ?2013년 엠마누엘이 속한 부르키나파소 전통무용단 공연을 봤을 때가 생각난다. 한국에서 아프리카 춤 공연을 보는 기회는 굉장히 드물었고, 나도 그때가 처음이었다. 음악과 춤은 무척 감명 깊었지만, 무대 배경은 충격이었다. 붉은 노을 속 기린과 사자가 서 있는 사파리 초원이 그려져 있었다. 그 공연을 보며 무의식적으로 ‘미개하고 원시적이다’, ‘우가우가’ 와 같은 이미지가 떠올랐다. 인종주의적 고정관념을 되풀이하는 이런 공연 기획은 얼마나 게으르고 폭력적인가. 지금은 이런 공연, 문화 컨텐츠들이 과연 없어졌을까.

‘아프리카 댄스’라는 단어는 쉽고 직관적이지만, 편견을 재생산하기 때문에 논쟁적이다. 엠마누엘 사누는 처음 이 춤을 소개할 때, 딜레마가 있었다고 했다. 한국에는 ‘아프리카 문화’ 자체가 생소해, 널리 쓰는 말인 ‘아프리카 댄스’를 사용했다. 또, 본인의 민족 문화는 국가를 초월한 개념으로 약 9~10개국이 공유하고 있어서 꼭 ‘부르키나파소’ 춤이라 말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는 국적과 문화를 떠나 더 넓은 범주의 ‘아프리카인’이란 정체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말은 역으로 그의 춤을 한정짓기도 했다. 그가 추는 전통무용도 현대무용도 모두 구분없이 ‘아프리카 댄스’로 불렸다. ‘아프리카 사람이 추는 춤은 모두 아프리카 댄스지’ 라는 식과 같았다. ‘아프리카 댄스’는 아프리카 대륙을 한 나라로 생각하는 편견과 같이 ‘한 종류’의 춤처럼 받아들이게도 한다. ‘아시아 댄스’라는 말이 없는 것처럼 ‘아프리카 댄스’도 전체를 일컫는 맥락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며 딱 잘라 말하는 안무가도 만났다.

이후, 우리(쿨레칸)는 일본의 ‘부토’, 한국의 ‘탈춤’처럼 우리가 추는 춤을 더 정확하게 표현하기로 했다. 처음 이 춤을 접한 사람들과 소통을 쉽게 하기 위해 ‘아프리카 댄스’라고 말하는 때도 있지만, 맥락에 따라 용어를 가려 사용한다. 우리가 선택한 말은 ‘만뎅(mandeng) 민족의 춤’이라는 뜻의 ‘만딩고(mandingo)’라는 단어다. 이 민족을 일컫는 말은 지역에 따라 여러 개이고, 만딩고 문화 안에는 현재의 약 9~10개국, 수백 개의 다양한 민족문화들이 존재한다. 아프리카 대륙 전체의 문화는 그럼 얼마나 큰 범위일까. ‘아프리카’는 ‘다양성’이라는 말로도 설명이 부족할 만큼 ‘다양성’이 살아있는 대륙이다. ‘서아프리카 댄스’라는 말도 사용했는데, 이 말도 적절하지는 못했다. 나이지리아에서 온 뮤지션과 잠깐 일을 한 적이 있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아뿔싸, 나이지리아도 지리상으로 서아프리카에 속하지만, 부르키나파소와 다른 민족 문화를 갖고 있었다.



사실 ‘아프리카 댄스’든 ‘만딩고 춤’이든 뭐라 부르든지 간에, 이 춤을 추고 즐기는데 크게 상관은 없을 수 있다. 아프리카에 대한 모든 것이 생소한 한국에서 오히려 ‘아프리카 댄스’라고 부르는게 더 필요하지 않나하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어떤 단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생각도 달라진다. 사소할 수 있지만, 예민하게 용어를 구분해 말하기 시작하면, 어쩌면 커다란 편견을 바꿔 나가는 작은 발걸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처음 일을 시작할 때, 나 역시 문제 의식이 없었는데, 수업에서 만난 이들과 질문을 주고 받으며 우리가 쓰는 말에 대해 더 고민하게 되었다. ‘아프리카 댄스’라는 말을 들어 봤다면, 이 글을 통해 한번 더 맥락적인 의미를 짚어볼 수 있으면 좋겠다. 앞으로 이어지는 글들을 통해, 보다 많은 이들이 ‘만딩고 춤’, ‘아프리카 댄스’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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