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의 부르키나파소 일기를 마치며
올 5월부터 <까르의 부르키나파소 일기>라는 이름으로 총 3편의 기고를 했다. 원래 한 달에 한 번씩 진행되는 기고로 3편이 되어야 하지만 한 달은 아무 글도 쓰지 못 해 3편이 되었다.
손바닥만 한 공책에 쓰인 일기를 읽다보면 그곳에서의 풍경이 조금씩 되살아났다. 친구들의 웃음과 부서지는 햇빛, 바오밥 나무와 모래바람 날리던 쿨레칸 야외 연습실을 기억했다. 몇 장의 메모와 기억만으로 상황을 묘사하는 건 쉽지 않았다. 특히 고유명사에 약한 나는 악기이름이나 음식 이름을 떠올리지 못 하곤 했는데 그럴 때면 함께 여행을 다녀온 소영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 당시 찍었던 사진과 영상도 도움이 되었다.
이번 달을 마지막으로 <까르의 부르키나파소 일기> 연재는 마무리를 하고자 한다.
가난과 기아, 족장이나 우가우가 같이 매체를 통해 알게 된 아프리카가 아닌 내가 만난 부르키나파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동시에 부르키나파소를 만난 나에 대한 이야기 역시 하고 싶었다. 몿진 멤버들을 만난 뒤로는 각자 자신이 사유하는 춤에 대해, 누군가의 춤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과 활동에 소소한 즐거움을 느꼈다. 그럼에도 역시 연재는 정해진 시간에 글을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였는데. 필자는 쓰고 싶을 때 써야 글과 함께 즐겁게 살 수 있는 사람이었다.
아직 다 못 한 이야기가 많다. 전달하지 못 한 이야기에 아쉬움을 느낀다. 끝까지 함께 하지 못 한 몿진 동료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다. 몿진에서 연재는 쉬지만. 필자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어떤 방식으로, 어딘가에서 다시 나타날 것이다(몿진 자유기고 란에 등장할 수도 있다!). 아프리카 만딩 문화에 대해, 춤에 대해 그것들과 만나며 살아가는 나에 대해 글로, 말로, 춤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살아갈 것이다.
그동안 함께 글과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나눈 몿진 동료들, 고맙습니다.
혹시 제 글을 읽고 있던 분이 있다면 역시 고맙습니다!
또 다른 인연으로 만나요.
까르 (조채윤) cycho9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