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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만딩고 전통춤의 기본, 젬베동 잔치 첫걸음 ‘쟝사 diansa’

7화
만딩고 전통춤의 기본, 젬베동 잔치 첫걸음 ‘쟝사’! 

오늘 나는 만딩고 전통춤의 기본, 리듬 ‘쟝사(Djansa)’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한다. 지금까지 음악 이야기를 실컷 하고 이제 춤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운 좋게도 지금 나는 엠마누엘의 나라, 부르키나파소에 있다. 오늘 여기에서 벌어진 ‘전통춤’에 대한 재밌는 에피소드를 먼저 들려 드리려 한다. 수도 와가두구에 있는 CDC(Centre de D?veloppement Chor?graphique) 무용센터에 머물 때 일이다. 내가 만난 이는 여기에서 3년째 전문적인 무용 수업을 듣고 있는 21살의 학생이었다. 그에게 당신의 첫 번째 전통춤은 무엇인지 물었다. 당연히 그의 민족 춤 또는 ‘쟝사’일 것이라는 내 예상을 깨고, 그는 ‘쿠페데칼레(Coupe Decale)’라고 답했다. 쿠페데칼레는 2000년도 코트디부아르에서 시작된 팝 리듬과 춤인데, 나에게는 ‘전통’보다 ‘현대’에 가까운 춤이었다. 그 외 다른 학생들도 힙합, 비보잉, 쿠페데칼레, 어반 댄스 등을 베이스로 하며, 그들만의 무용언어를 창작해가고 있었다. ‘전통’이라는 개념이 한 점에 머물러 있지 않고, 지금도 끊임없이 유연한 모습으로 확장되고 있었다.

이렇게 매일 새롭게 배우는데, ‘만딩고 춤 안내서’를 과연 잘 쓸 수 있을 것인가 걱정이 몰려왔다. 알면 알수록, ‘만딩고 춤’은 정말 무궁무진하다. 부르키나파소만 해도 약 63개의 민족이 살고 있는데, 각각의 민족 모두 고유한 리듬과 춤, 문화, 언어를 갖고 있다. 이들 모두 ‘만뎅’ 이라는 더 오래되고 더 큰 민족문화를 공유하고 있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아주’ 다르다.

예를 들어, 쿨레칸의 엠마누엘 사누는 ‘보보(Bobo)’민족이고, 뮤지션 아미두 쟈바떼는 ‘시에무(Siemou)’민족이다. 이들 둘은 ‘줄라’어라는 공용어로 대화하지만, 민족 언어로는 서로 알아들을 수 없다. 음악가 ‘젤리’들이 연주하는 악기도 다르다. 보보는 ‘토킹 드럼’으로도 불리는 ‘룽가(Lunga)’, 시에무는 ‘발라폰(Balafon)’이 주요 악기다. 리듬도, 의복도, 의례도 같은 것이 전혀 없다. 다만 둘 사이의 공통점은, 만데의 시작 ‘순디아타 케이타’ 이야기를 같은 문화로 공유하고 있고, ‘젤리’, ‘누무(대장장이)’, ‘카랑케(가죽장인)’ 등과 같은 계급이 민족마다 있다는 점 등이다.

나의 춤 경험은 대부분 ‘부르키나파소’에 뿌리를 두고 있다. 부르키나파소만 해도 들려줄 이야기가 넘쳐나지만, 이것 역시 고작 ‘부르키나파소’에 국한된 이야기이다. 서아프리카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 거대한 민족 문화를 교과서처럼 설명하기보다, 앞으로는 나의 경험에 비추어 춤 이야기를 진행해보려 한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나와 같이 아프리카와 만딩고, 춤의 개념이 더욱 유연해지고 확장되기를 바라면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는 ‘만딩고 춤을 처음 추는데,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나요?’다. 기본적으로 하나의 춤에는 그에 맞는 리듬이 있다. 부르키나파소의 경우, 보보민족의 춤을 보보동이라 부르는데, 여기서 ‘동(don)’은 춤을 뜻한다. 보보동 안에도 수십 가지 리듬과 춤이 있다. 쿨레칸에서 엠마누엘이 가르쳐온 춤에는 ‘줄라동(Diouladon)’, ‘구룬시(Gurunsi)’, ‘풀라동(Fuladon)’ 과 같은 민족춤, ’쟝사(Diansa)’, ‘만쟈니(Mandiani)’, ‘젤리동(Jelidon)’과 같이 민족을 초월하는 춤도 있었다. 춤에 어떤 악기가 연주되느냐에 따라 다른 이름이 붙기도 한다. ‘젬베’와 ‘둔둔’과 같은 퍼커션 악기가 반주되면 ‘젬베동(Djembedon)’, ‘발라폰’ 연주에 맞춰 추는 춤은 ‘발랑동(Balandon)’이라 한다.

그중에서 ‘쟝사’라는 리듬과 춤은 만딩고 춤의 가장 기본으로 꼽힌다. 발음은 지역마다 ‘쟝사’, ‘단사’, 철자는 ‘diansa, djansa, dansa’ 등으로 쓴다. 돌이켜보니 내가 처음 엠마누엘에게서, 2016년 한국을 찾은 부르키나파소 안무가 아기부 사누에게서, 또 실제 부르키나파소로 와서, 모두 처음 배운 젬베 리듬은 ‘쟝샤’였다. 가장 기본이 되는 춤이지만, 실제로 구글에서 검색해보면 그 중요도에 비해 정말 정보가 희소했다. 내가 찾은 바로는 ‘말리에서 유래된 리듬으로, 카송케(Xasonke) 사람들의 리듬이다. 왕과 장인들, 노예들까지 모든 계층이 출 수 있는 춤이었다.’ 정도였다. 

‘쟝사’는 만딩고 춤 들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춤이다. 엠마누엘은 ‘누구나 출 수 있는 가장 쉬운 춤’이라 소개했다. 그때는 배우느라 몰랐지만, 지금 실제 부르키나파소 잔치에서 춤추는 사람들을 보니 그 말이 참말이다. 워크숍에서는 이 속도도 빠르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잔치는 두 세배 더 빠르다. 그나마 ‘쟝사’리듬은 느리게 시작하는 편이고, ‘만쟈니’ 리듬은 정말 빠르다. 댄서들은 속도가 빨라야 춤을 출 맛이 나는지 젬베연주자들에게 속도를 올리라고 신호를 주는데, 이미 고속철도 급으로 달리고 있었다. 그 안에 뛰어든다는 건, 시속 100킬로 기차에 뛰어 올라타는 느낌이랄까.. 무튼 지금 나에겐 여전히 그렇다.

이 춤에는 다른 춤에 비해 단순한 스텝과 동작들로 이뤄져 있다. 다른 춤출 때도 쟝사를 알면 추기 쉽다. 이 춤에는 땅을 딛고 기분 좋게 하늘로 뛰는 발동작, 두 팔과 가슴을 활짝 여는 동작들이 많다. 나는 이 춤을 출 때마다 한 마리의 새가 된 것 마냥 자유로운 느낌이 들어 좋았다. 엠마누엘은 이 춤이 가진 특유의 ‘우아함’을 강조했다. 고개를 샐쭉하게 요리조리 돌리며, 엉덩이를 얼굴과 반대로 흔들며 걷는 동작이라거나, 가슴을 쭉 펴고 양팔로 시원하게 원을 그릴 때 ‘여러분의 우아함을 표현하세요!’라고 외쳤다. 이 우아함은 ‘강하고도 부드러운 힘’에서 나온다. 실제 젬베동 잔치에서 이 춤을 만났을 때 얼마나 반가웠던지! 빠른 리듬들 속에서 ‘파워’만을 과시하는 댄서가 있는 반면, 사뿐히 땅을 뛰어오르며 아주 빠르지만 부드럽게 양팔을 날개처럼 펴는 댄서가 있는데 정말 아름다웠다. 

이 춤 역시 ‘쟝사’ 리듬에 맞춰 춘다. 춤을 시작하고 마치는 젬베의 신호와 리듬의 구조를 제시하는 둔둔의 반주를 이해하는 게 필수적이다. ‘쟝사’는 잔치에서 매번 꼭 추는 레퍼토리 중 하나이고, 본격적인 판이 열리기 전 ‘장조바’가 열린다. 젬베 연주자들을 둘러싼 사람들이 모두 춤판으로 나와 하나의 원을 그리며 천천히 하나의 스텝을 밟으며 춤춘다. 그러다가 리듬이 빨라지면서, 한 명씩 솔로가 시작된다. 솔로에서는 꼭 ‘쟝사’의 동작을 할 필요는 없다. 각자 놀고 싶은 대로, 땡기는 대로, 춤을 바꾸는 신호 없이 프리스타일로 젬베와 한 몸처럼 춤춘다. 마지막은 댄서들과 연주자들이 속도를 더 빠르게 끌어올리며 불꽃이 화르르 타오르다 확 꺼지듯 춤춘다. 몇 가지 보편적인 마무리 동작들이 있는데, 누군가 신나게 불을 붙이면 다른 이들도 함께 뛰어와 같이 에너지를 보탠다. 아, 그 때가 제일 신나는 순간이다. 

그리고 3년 전 부르키나파소에 처음 왔을 때 그저 의자에 붙박이처럼 앉아 바라보기만 했던 잔치. 어제 나의 결혼식에서 처음으로 내 발로 뛰어나가 춤췄다. 물론 몇 동작 하지 않고, 불붙이는 마무리 동작도 못 했지만, 그 순간 내가 얼마나 이 순간을 기다려왔었는지 깨달았다. 누가 등 떠밀지 않고, 내가 날아가 젬베 앞에 선 그 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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