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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막무가내 사냥꾼과 이구아나


옛날 옛적에, 마리코라는 사냥꾼이 있었어. 세상에 이런 놈이 있다니. 그는 동물들을 마구마구 죽이는 사냥꾼이었어. 마치 동물들이 원래부터 생명이 없었던 것처럼 말이야. 매일매일 수십 마리를 잡고선, 머리와 꼬리를 트로피처럼 집에 걸어 놓았어. 

어느 날, 사냥꾼의 잔혹한 학살을 더 이상 눈 뜨고 볼 수 없던 아내가 말했어.

“제발, 마리코. 지금처럼 동물을 죽이는 것 이제 제발 그만둬. 그러면 안 돼. 동물들도 생명이 있어.”

하지만 마리코는 코웃음을 쳤지. 다음날도 마리코는 수십 마리의 꼬리를 끌고 집으로 돌아왔어. 

다음 날, 마을의 어른들이 그를 불러 말했어. 

“마리코, 지금처럼 동물을 죽이는 것은 이제 그만하게. 자네보다 먼저 이 땅에서 사냥을 했던 사람들이 자네처럼 사냥했다면, 마리코 자네는 사냥꾼이 될 수 없었을 걸세. 남아있는 동물들이 없었을 거니까 말이야.” 

마리코는 또 코웃음을 쳤어. 그리고 다음 날,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꼬리를 끌고 마을로 돌아왔어. 

어느 날, 마리코는 하루 종일 초원을 누볐는데도 아무 동물도 만나지 못했어. 아주 작은 다람쥐조차 볼 수 없었지. 저녁이 되었고, 빈손인 마리코는 투덜거리며 마을로 돌아가는 중이었어. 그러다 강가에 이르렀어. 거기엔 사람만큼 커다란 이구아나가 있었지. 이구아나는 저무는 해의 마지막 빛을 쬐며 쉬고 있었어. 마리코는 너무 기뻐서 눈을 번뜩였어. 빈 손으로 돌아가면 분명 마을 사람들이 놀려댈 게 뻔했거든. 마리코는 이구아나에게 조용히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기려는 찰나, 이구아나가 갑자기 사람처럼 벌떡 일어서서는 노래를 하지 뭐야. 

날 죽이지 마요, 마리코. 죽이지 말아요.
나는 다른 도마뱀과 달라요. 내가 보이나요?
동서남북의 상인들이 여기를 오고 가죠.
나를 여기서 보죠. 매일매일.
그들은 알고 있죠. 날 죽이지 않죠.
그들은 알고 있죠. 내가 다른 도마뱀과 다르다는걸!

마리코는 이구아나의 말에 배를 잡고 웃는 걸로 답했어. 

“도마뱀 선생님, 준비한 노래를 모두 불러도, 당신을 죽일 겁니다.” 

그리곤 빵! 

쓰러진 이구아나의 몸을 들어 어깨에 올린 후, 마리코는 마을로 돌아왔어. 집으로 막 들어가려는데, 죽은 이구아나가 등 뒤에서 다시 노래를 불렀어. 

“마리코, 날 죽이지 마요. 나는 다른 도마뱀과 달라요…”

“노래 계속 부르라지! 난 지금 널 구워 먹을 거니까. 뱃속에서도 계속 노래를 부르는지 한번 두고 보자구!”

마리코는 이구아나를 아내 앞에 던지며 말했어. “여보, 이걸로 저녁 준비해줘. 배고파 죽을 지경이야.” 

“나? 준비는 무슨, 나는 그 도마뱀을 먹지도 않을 거야.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고. 알겠어, 마리코?” 아내는 그에게 되물었어.

“맘대로 해. 내가 직접 할 거야.”

그러고는 마리코는 이구아나의 껍질을 벗기고, 동강동강 잘라 화덕에 넣었어. 그런데 동강 잘린 토막들이 불 속에서 점점 익어가며 노래를 하기 시작하는 거야.

“마리코, 날 죽이지 마요. 나는 다른 도마뱀과 달라요…”

“무슨 소릴! 준비됐나? 이제 이 튼튼한 이빨로 널 뜯어먹을 것이야.” 하고 마리코가 말했어. “그래도 계속 노래를 할지 두고 보자고.”

고기가 모두 익고, 마리코는 우걱우걱 먹기 시작했어. 아내를 불렀지만, 아내는 거절했어. 아이들을 불렀지만, 아이들 모두 거절했어. 그는 혼자서 그 커다란 이구아나를 전부 먹었어. 식사를 마치고 일어서려는데, 마리코는 갑자기 목구멍이 타는 것 같았어. 너무 목이 말랐지. 아내에게 소리치며 말했어.

“물 좀 줘. 목말라 죽겠어. 목이 말라 죽겠다고!”

아내가 준 물 한 잔을 벌컥 마셨어. 하지만 목마름은 가시질 않았어. 이제 아이들에게 소리치며 말했어. 

“물 좀 가져와, 목말라 죽겠다, 죽겠다고!”

아이들이 한 명씩 커다란 물병을 가져왔어. 마리코는 병째 단숨에 들이켰지. 하지만 목마름은 점점 커져갔어. 그는 부엌으로 들어가 커다란 항아리에 가득 차 있는 물을 꿀꺽꿀꺽 다 마셨어. 목구멍엔 불길이 치솟았어.

마리코는 문을 박차고, 마을 밖으로 뛰기 시작했어. 전속력을 다해 강가로 뛰어갔지. 이구아나를 죽였던 바로 그 강으로. 그는 강물에 아예 코를 박은 채 쭉쭉 강물을 들이키기 시작했어. 마시면 마실수록 목마름은 더욱 불타올랐어. 마리코는 있는 힘껏 쭈욱쭈욱 양손으로 벌컥벌컥 강물을 퍼마시고 들이부었어. 마리코의 배는 불룩하게 점점 불어오르더니 풍선처럼 아주 빵빵해졌어. 

그리곤 빵! 

마리코의 배는 터지고 말았지. 그러자 뱃속에서 이구아나 토막들이 슬금슬금 기어 나오더니, 하나로 붙기 시작하는 거야. 그리곤 갑자기 사람처럼 똑바로 서서는, 배가 터져 죽은 마리코 앞에서 이렇게 말했어. 

“마리코, 내가 뭐라고 했어. 꼭 대가를 치러야 배울 수 있겠니.”

그날 이후론 아무도 동물들을 이유 없이 마구 사냥하지 않았다고 해.  

만데 문화에서 사냥꾼은 특별한 힘을 가진 존재로 여겨져. 그 힘은 바로 숲과 강, 식물과 동물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능력이었어. 사냥꾼은 인간 세계와 자연 세계 사이의 비밀을 알고, 그 둘을 잇고 있는 존재였지. 여기저기를 다니며 사람보다 훨씬 크고 사나운 동물들을 잡고 마을로 돌아오면, 사냥감의 피와 살, 뼈와 가죽 등은 모두 마을에 나누어졌어. 귀중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었지. 마을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사냥꾼은 모두 알아야 했어. 당신이 다른 존재들보다 더 뛰어나서 특별한 힘을 갖게 된 게 아니라는 걸. 막무가내로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힘은 결국 자신을 죽게 만든다는 것을.  

번역과 글 | 소영
<참고자료>  원문 https://www.conte-moi.net/contes/mariko-chasseur-tetu-et-iguane-e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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