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em ipsum dolor sit amet, consectetur adipi Suspend isse ultrices hendrerit nunc vitae vel a sodales. Ac lectus vel risus suscipit venenatis.

Amazing home presentations Creating and building brands

Projects Gallery

Search

4화. 순디아타 케이타 Sundiata Keita, 만데의 시작

이번 4화는 3화 ‘만딩고 음악의 뿌리 : 젤리의 노래’에서 이어지는 글이다. 부르키나파소 감독 다니 쿠야테(Dani Kouyate)의 영화 ‘케이타 : 그리오의 유산(Keita : L’heritage du griot)’에 담긴 순디아타 케이타(Sundiata Keita)의 이야기를 인용 및 재구성해 달리 썼다. 따옴표에 담긴 건 영화 속 실제 대사다.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나, 순디아타 이야기를 한국어로 더 상세하게 남기고자 직접 인용하였다. 이 글을 읽고 영화를 보면, 프랑스어와 줄라어를 모르면 이해하기 어려운 이 영화를 좀 더 쉽게 이해하며 볼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의 이름은 어디에서 시작했을까? 젤리바의 노래는 바로 이 질문에서 시작한다. 콜럼버스가 미국을 언제 발견했는지, 호모 사피엔스에서 어떻게 인류가 진화했는지보다 중요한 건 당신의 이름의 역사다. 모든 것을 단번에 알고 싶겠지만, 발을 긁으며 동시에 달릴 수는 없는 법(만데의 속담). 이름의 역사와 의미를 깨닫기까지 단 하루가 아닌 일주일, 일 년이 더 걸릴 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 곳은 세상의 처음, ‘와가두(Wagadu)’. 어느 날, 한 사람이 말했다. “우리는 더 이상 이렇게 지낼 수 없소. 우리를 대표하는 지도자를 만듭시다.” 말을 꺼낸 이인 ‘마강 콩 파타(Magan Kon Fata)’에게 모두가 동의하며 ‘코나테(Konate)’라고 답했다. 그는 ‘코나테’를 자신의 성으로 붙이며 만데(Mande) 민족의 왕, ‘마강 콩 파타 코나테’가 되었다. 훗날 그가 물소로 변하는 여인과 낳은 아이가 왕중의 왕 ’순디아타 케이타(Sundiata Keita)‘가 된다는 걸 그때는 모른 채.

어느 날, 그의 왕국에 한 사냥꾼이 찾아 왔다. ‘도(Do)’에서 온 그는 만데 땅에서 사냥한 동물의 일부를 왕에게 바치며 존경을 표했다. 왕은 만데의 예를 아는 진정한 ‘도’의 사냥꾼은 드물다 말하며, 그에게 지혜를 베풀어 앞으로 일어날 일을 점쳐 달라 부탁했다. 

사냥꾼은 가죽을 펴고, 그 위에 코리(Cowrie, 조개)를 던지며 말했다.

아, 만데의 왕이시여. 인생은 알 수 없는 수수께끼로 가득합니다. 아주 작은 나무에서 큰 나무가 나올 것입니다. 나라와 나무는 같지요. 한 여인이 나타날 겁니다. 괴이한 힘과 외모를 가진 여인과 혼인을 하게 됩니다. 그 여인과의 아이는 앞으로 만데의 위대한 왕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왕에게는 아름다운 아내, 사수마 베레테(Sassouma Berete)가 있었다. 왕의 젤리(처음 들어보는 단어라면, 이전화 2화를 읽어보자! 클릭하세요)는 즉시 왕에게 사냥꾼의 말을 믿지 말라고 조언했으나, 코리의 예언은 항상 꼭 실현된다고 알려져 있었다. 



한편, 인근 지역 ‘도’에는 하루에 사냥꾼 10명을 죽이는 등 흉악한 물소 때문에 온 도시가 공포에 빠져있었다. 굶주림과 두려움이 사람들을 덮쳤다. 사냥꾼들의 어떠한 마법도 통하지 않았다. 

이 소식을 들은 만데의 사냥꾼, 트라오레(Traore) 형제는 이 포학한 물소의 횡포를 끝내기 위해 길을 떠났다. 날이 너무 더워 나무 밑에서 쉬던 중, 영리한 동생이 새의 노래를 듣고 길을 이끌었다. 어느 호숫가에 가닿자, 새가 노래를 멈췄다. 호수에는 키가 큰 여인이 홀로 빨래를 하고 있었다.

동생은 그녀에게 “안녕하세요, 어머니. 도움이 필요하신가요?”라고 말을 걸었다. 물소에 대해 물어볼 참이었다. 그녀는 썩 꺼지라며 너의 도움 따위 필요하지 않다고 거세게 말하며 물 밖으로 걸어 나왔다. 형제는 그녀를 따라가 그들이 아껴온 육포와 만데의 술을 주며, 이 주변에 난폭한 물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음식과 술을 모두 마신 뒤, 이렇게 말했다. 

“나, 도-카미사(Do-Kamissa)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아무도 그 물소를 죽이지 못했지. 내가 바로 그 물소다.” 

그 말에 형제들이 이제 우린 죽었구나 움찔하며 잽싸게 몸을 일으키려 하자, 그 물소 여인이 둘의 팔을 붙잡고 말했다.

“나는 지금까지 77명의 사냥꾼들을 죽였어. 모든 것에는 끝이 있지. 그 시간이 내게 왔다. 나의 한가지 조건을 너희가 들어준다면, 나를 죽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겠다. 너희들이 나를 죽이면, 나의 조카 ‘도-사모(Do-Samo)’가 상을 주려고 할 것이야. 그러면 ‘도’의 여인과 결혼하고 싶다고 말하거라. 그러면 그가 ‘도’에서 결혼하지 않은 여자들을 모두 모을 것이야. 그 중에서 가장 외모가 추한 여인, 나의 수양딸 ‘소골롱(Sogolon)’을 선택하거라. 그녀는 꼭 이 땅을 통치할 위대한 자를 이 세상에 데려와야 한다.”



형제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도-카미사는 동생에게 너는 가장 용감한 사냥꾼이라고 말하며 수풀 뒤 실뭉치와 달걀과 돌이 있으니, 자신이 쫓아갈 때 하나씩 던지라고 알려 주었다. 말을 마치자마자 도-카미사는 물소로 변해 형제를 향해 달려갔다. 형제는 도망치며 실뭉치를 먼저 던졌다. 실뭉치는 넓은 야자나무 숲이 되었다. 멀어졌던 물소의 고함이 점점 가까워지자, 다시 도망치며 이번엔 돌을 뒤로 던졌다. 돌은 커다란 바위산이 되었다. 하지만 물소는 아랑곳하지 않고 맹추격했다. 마지막으로 달걀을 던졌다. 달걀은 거대한 진흙 늪이 되었다. 물소가 늪에 빠진 채, 꼼짝 못하자 용감한 동생이 화살을 쏘았다. 물소는 천천히 죽은 여인의 모습으로 변했다.



트라오레 형제가 마을에 도착하자, 왕은 그에게 소원을 말해보라고 했다. 형제는 결혼할 여인을 찾는다고 했다. 왕은 미혼의 여성들을 모두 모이라 명령하고, 외모가 아름다운 순으로 앞에 세웠다. 그들은 제일 뒤, 흰 천으로 몸 전체를 가리고 앉아있는 곱추 등을 한 절름발이 여인을 선택했다. 그녀의 이름은 바로 소골롱(Sogolon), 그들이 죽인 물소 여인의 딸이었다. 왕은 의아했지만, 형제는 그녀를 데리고 다시 길을 떠났다. 

밤이 되자, 형제는 물소 여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소골롱과의 잠자리를 시도했다. 형이 먼저 그녀가 머무는 오두막으로 들어가자 갑자기 안에서 이상한 고함 소리가 울려퍼졌다. 형이 뛰쳐 나오며 말했다. “사람이 아니라 물소야!!!” 이번엔 동생이 들어갔다. 그도 뛰쳐 나왔다. “이번엔 고슴도치야!!!” 트라오레 형제는 물소 여인과의 약속을 꼭 지켜야 했기에, 이 여인을 만데 왕에게 데리고 갔다. 

왕은 과거 사냥꾼의 예언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를 두 번째 아내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첫날 밤, 소골롱은 또다시 초자연적인 힘을 쓰며 고슴도치로 변했다. 만데 왕도 그에 지지 않고 사자로 변신했다. 그녀는 표범으로, 물소로 변하며 아침이 될 때까지 싸웠다. 이 싸움은 7개월동안 계속 되었다. 

그러자 왕의 젤리가 꾀를 내었다. 왕이 이를 따르자, 소골롱의 마법은 잠잠해졌고, 그들은 아이를 가졌다. 문 밖을 나갈 수도 없을 만큼 배가 불러왔고, 18개월 째가 되자, 뱃 속의 아이가 말했다. “어머니, 때가 왔어요. 저는 나갈 준비가 되었어요.” 누군가 사람의 아기가 뱃 속에 있는 시간은 10개월이 아니냐고 물으면 젤리바는 이렇게 답할 것이다.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에요. 누군가는 순디아타가 어머니의 뱃속에 3년동안 또는 7년동안 있었다고 하죠. 이 둘 모두 진실일 수 있어요.” 



산파가 “소골롱이 아들을 낳았다”고 외치자, 북과 나팔 소리가 온 왕국에 퍼지며 순디아타의 탄생을 알렸다. 첫번째 왕비 사수마와 그의 아들 당카랑 투망(Dankaran Touman)도 그 소식을 들었다. 순디아타를 보러 간 왕의 앞에 도의 사냥꾼이 홀연히 나타나 ‘이 비범한 아이의 탄생’을 축복하고 다시 사라졌다. 왕은 첫 번째 아들에게 왕을 물려줘야 하는게 그들의 법인데 예언을 무시할 수 없어, 젤리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러자 젤리는 “인간은 나무들과 같지요. 높은 나무들이 작은 나무들을 보호할 것입니다. 법은 바뀔 수 있어도, 예언은 바뀌지 않지요.”라 답했다. 

마을 곳곳은 이 특별한 아기에 대한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웠다. 

“봤어? 머리가 엄청 크고 눈은 숯불처럼 뻘겋대!” 
“이빨도 다 났다던데?” 
“뱃 속에서 부터 말을 했대!” 
“그의 이름은 바로 순디아타!” 
“굉장해. 정말 멋진 일이야..” 



이를 듣는 사수마 왕비의 질투심과 불쾌함은 나날이 커져갔다. 

하지만 그는 5년이 지나도 두 다리로 걷지 못했고, 악어처럼 기어 다녔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먹는 것 뿐. 식욕은 하늘을 찔렀고, 말조차 하지 않았다. 기어다니는 그를 보며 사수마 왕비는 하인에게 말했다.

“오, 나의 충실한 하인이여. 여기 와 저기 괴물같은 아이를 보렴. 나의 불안은 끝났어. 그 점쟁이의 말은 모두 거짓이야. 저 파충류 새끼는 평생 기어 다닐거야.” 


순디아타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멈춰섰다. 소골롱이 집으로 들어오는 길에 기어다니는 순디아타를 보며, 내가 나오지 말랬잖니 하고 야단쳤다. 하지만 순디아타는 어머니의 말을 따르지 않고 계속 거리로 나갔다. 길에서 놀던 아이들이 하나둘씩 외쳤다. 

“약해빠진 왕자님이 행차하셨네! 그를 따르자!” 
“누가 왕자야? 그냥 벌레지” 
“뱀이다! 꺼저 버려, 이 애벌레야!” 

10년이 지나도 그는 걷지 못했다. 사수마 왕비의 기쁨은 더욱 커졌다. 



어느 날, 왕과 그의 젤리는 불안을 숨기지 못하고 대장간을 찾았다. 그곳엔 앞을 보지 못하는 대장장이이며 강력한 예언자인 ‘누무파리(Noumoufari,  ‘젤리바’라는 표현처럼 나이 든 대장장이를 높여 부르는 말)가 기다란 철 장대를 만들고 있었다.

왕이 누무파리의 예언을 구하자, 그가 주머니에서 마법의 돌들을 굴리며 말을 하기 시작했다. “세상은 정말 알 수 없는 수수께끼로 가득합니다. 모든 것이 보이지 않지만, 모든 것은 존재하죠.” 왕이 물었다. “그가 걸을 수 있을까요?” 누무파리가 답했다. “나무는 땅 속 깊이 뿌리를 뻗으며 자라나죠. 사람도 나무와 같아요.” 왕이 확실히 걸을 수 있는지, 언제 걷는지 재촉하며 묻자, 누무파리는 답했다. “인간은 항상 서두르죠. 이 돌들은 아직 다 말하지 않았어요. 다만 나는 그들의 말을 전할 뿐이죠.” 5년이 지나고, 왕의 죽음이 가까워 왔다. 여전히 순디아타는 걸을 수 없었다. 

왕이 죽음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나의 시간이 끝나 갑니다. 곧 나는 이 세상을 떠날 겁니다. 모든 예언자들이 순디아타를 나의 상속자로 정했어요. 나는 그를 확신할 수 없지만, 예언을 따라야죠. 우리의 동맹들과 함께 이 나라를 순디아타에게 물려줄 것입니다. 나의 젤리의 아버지는 내 아버지의 젤리였죠. 그의 아들 ‘발라 파세케(Bala Fasseke)’가 순디아타의 젤리가 되어, 이 나라의 법도와 조상들의 관습 등을 가르칠 것입니다.”


첫째 아들 당카랑은 아버지의 뜻에 따르려고 했지만, 사수마 왕비는 순순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어느 날, 소골롱이 사수마를 찾아와 소스를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며 바오밥 나무의 이파리 몇 줌을 달라고 말했다. 사수마는 빈 바구니에 이파리를 수북히 담아, 소골롱 몸 위로 부어버리며 자신의 자식들이 나무 위로 올라가 다 따온 것이라며, 그러지 못하는 순디아타를 조롱했다. 소골롱은 그만 순디아타 앞에서 눈물을 쏟고 만다. 

순디아타는 더이상 이를 보고만 있을 수 없어, 그의 젤리 ‘파세케’에게 부탁해, 자신이 짚고 일어날 수 있는 커다란 쇠막대기를 누무파리에게 제작해달라고 말한다. 파세케가 대장간에 도착하자, 누무파리는 당신이 왜 왔는지 알고 있다고 말하며, 사람 키 높이의 무쇠 장대를 내민다. “아무말도 말게, 파세케. 드디어 그 날이 왔다네. 나는 이미 이 장대를 꺼내놓고 기다리고 있었어. 나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만들어 두었던 것이지. 자, 얼른 가져가시오!” 



쇠장대를 잡고 몸을 일으켜 세우려 하는 순디아타의 주변에 사람들이 구름 떼같이 모였다. 한 가운데서 젤리 파세케가 외쳤다. “위대한 날이 왔습니다. 일어나시오 물소여, 소골롱의 아들이여, 당신의 힘을 보여주시오!” 순디아타는 장대에 두 팔로 온 몸을 지탱하며 괴성을 냈다. 사수마와 그의 하인들은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눈빛으로 비웃었다. 소골롱과 순디아타의 눈빛에선 눈물과 불꽃이 함께 서렸다. 그가 부들부들 팔을 떨며 장대를 잡고, 몸을 점점 일으켜 세우려는 그 순간, 세 사람이 들어도 무거운 그 장대가 그만 동강 부러지고 만다. 땅바닥에 내동댕이 쳐진 순디아타. 그리고 사수마의 미소가 더욱 커졌다. 

그러자 갑자기 도의 사냥꾼이 또다시 나타나, 소골롱에게 말했다. “선선(sun-sun)나무의 가지를 당신의 아들에게 주시오. 그러면 그것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그는 알 것이오.” 소골롱이 그 나무 가지를 순디아타에게 건넸다. 다시 북소리가 울려퍼졌다. 허리 높이의 얇은 나무 가지를 잡자, 순디아타가 두 발로 몸을 일으켜 세웠다. “오, 만데의 남자들이여, 만데의 여자들이여, 순디아타가 일어났습니다!” 그길로 순디아타는 마을의 커다란 바오밥 나무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많은 이들이 그의 뒤를 따라갔다. “물소의 아들이 왔소!”하며, 바오밥 나무에 있던 사람들이 땅으로 내려왔다. 괴성을 내며 순디아타가 그 나무의 줄기를 부둥켜 안았다. 세 아름은 족히 되보이는 아주 큰 나무를 그 자리에서 뿌리째 뽑아, 마을로 돌아와 소골롱의 집 뒤켠에 다시 심었다. 



순디아타의 이야기는 다시 여기에서 시작한다. 젤리바는 좋아하지 않겠지만, 독자들을 위해 짧게 간추리면, 사수마 왕비는 결국 순디아타와 소골롱을 나라 밖으로 쫓아버리고 만다. 그들은 난민이 된 처지로 만데 밖을 떠돌며, 열 두개의 주변 왕국들과 교류를 맺으며 세력을 키운다. 한편, 연금술이 발달한 ‘소소(Soso)’ 왕국의 왕 ‘수망구루 칸테(Sumanguru Kante)가 만데에 쳐들어와 나라를 차지하고 만다. 이를 다시 되찾기 위해 순디아타는 동맹들과 함께 만데로 돌아와 수망구루와의 싸움을 준비하지만, 마법의 힘을 가진 대장장이인 그를 이기기는 쉽지 않았다. 이런저런 싸움들이 오가는 사이, 순디아타의 젤리 ‘발라 파세케’의 지혜와 힘으로 만데를 다시 되찾는다. 그리하여 ‘발라 파세케’는 ‘쿠야테(Kouyate)’의 이름을 물려받고, ‘쿠야테’ 가문은 젤리들의 젤리가 되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젤리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 중 하나다. 그리고 마법의 물소 여인을 죽인 ‘트라오레 형제’가 기억나는가? 책 ‘만데 음악’에 따르면, 트라오레 형은 용감한 동생의 무용담을 노래로 부르기 시작했고, 그는 ‘쟈바떼(Diabate)’ 가문 젤리의 시초가 되었다.

순디아타는 이후, 열 두 개의 왕국을 통합하고 ‘말리(Mali)’라는 제국을 만든 ‘만사(Mansa)’ 즉 ‘왕 중의 왕’이 된다. 그리고 다양한 민족들이 함께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정한 법을 발표한다. 이 법이 바로 ‘쿠루칸 푸가에서 선언된 만덴 헌장’이다. 13세기에 선포된 이 법은 비록 구전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헌법 중의 하나로 인정받는다. 민족과 문화의 다양성을 포용하고, 보편적인 인류애를 강조하는 동시에 개인의 도덕성과 윤리의식, 이동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인권의 기본 원칙을 세웠다. 이는 현재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어있다. 

젤리바가 이 순디아타 이야기를 떠나며, 마지막 말을 남긴다. “왜 항상 이야기에서 사냥꾼이 사자를 이기는 이유를 아니? 그건 바로 사냥꾼이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란다. 만약 사자가 이야기를 한다면, 그가 종종 이기겠지. 중요한 이야기란다. 생각해보렴. 그리고 앞으로 다가 올 미래에 대해 자신을 가지렴. 항상 이 오래된 이야기를 기억하렴. 그리고 과거로부터 미래가 나온다는 것도.” 자, 어떤가? 이제 우리의 이름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궁금해지는 참이다.  


글쓴이 : 소영 (@cava_comca / bbang.libre@gmail.com)

쿨레칸 프로듀서로 5년째 일하고 있다. 인생은 알 수 없는 수수께끼로 이뤄져 있다. 내가 이 일을 하고 있는 것도, 이 글을 쓰고 있는 것도 단 한번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니. 춤알못인 내가 우연히 엠마누엘 사누의 댄스 워크숍에 참여한 걸 계기로 점차 이 춤에 매료되었다. 춤추는 걸 좋아했지만, 인생에서 춤을 계속 추며 살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어느덧 ‘춤’이란 굵직한 챕터가 내 인생에 자리 잡았다. 글에 대한 질문, 수정할 점 등 자신의 코멘트를 보내고 싶은 분들은 메일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Comments: 3

  • 지삼
    5 years ago

    너무재밌다. 빗소리 들으면서 읽으니 옛 이야기 속으로 ㄷ
    들어가는 거 같아요.

  • 개뚜껑
    4 years ago

    참 엉뚱한 계기이지만 게임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2에 순디아타 케이타가 나오길래 검색을 하다 보니 이렇게 자세하게 써 주신 걸 보고 많은 걸 알아갑니다. 말리와 젤리, 순디아타라는 매력적인 인물에 대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