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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코너] 시간을 넘어 여행하는 중 : 쿨레칸 프랑스 ‘바모 쿠마레’ 인터뷰 – 재난을 맞이한 우리 시대의 춤

코로나 바이러스로 많은 공간들이 닫혔을 때, 유일하게 열린 공간은 아마도 ‘라이브’의 세계이지 않을까. 단순히 재생되는 영상보다 댓글로 나누는 실시간 라이브는 코로나 시대의 가장 밀도높은 ‘연결’이었다. 지난 4월 18일, 프랑스에 있는 쿨레칸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라이브 댄스 수업 공지가 올라왔다. 바로 쿨레칸 단체의 설립자이자 안무가, 바모 쿠마레(Bamo Koumare)였다. 반가운 얼굴에 나도 함께 쿵쿵 춤추고 싶었지만, 한국 시간으로 밤 12시… 좋아요 하트를 뿅뿅뿅 눌리고, ‘쌀뤼(Hello)!!! 아니체!!!(Thank you all)’ 인사만 던지고 잠들었다.

다음 주가 되었다. 이번엔 다른 집, 다른 댄서다. 부르키나파소에서 한번은 만난 적 있는 그는 지금 파리에 살고 있는 ‘모고바’였다. 한 주가 흘렀다. 아니, 이번엔 부르키나파소! ‘아기부 부고발리 사누’라니? 그다음은 ‘지브릴’, ‘마마’, ‘솔’… 모두 부르키나파소 보보에 있을 때 함께 춤추었던 선생님들, 친구들이었다. 부르키나파소 특유의 여유롭고 활기찬 분위기가 스크린으로 전해졌다. 댓글로 인사하면, 그걸 틈틈이 보며 ‘오, 소영 손, 아니체! 싸바?’하며 반갑게 답해줬다. 춤이 70이라면, 인사가 30이랄까. 춤보다 얼굴 보고 인사하기 위해 나는 매주 토요일 밤 12시를 기다렸다.

나뿐만 이었을까, 몇 개월 내내 이 시간을 기다린 사람들이. 매주 새로운 댄서들을 깜짝 소개하며, 불토의 루틴을 만들어준 쿨레칸 프랑스팀에게 고마웠다. 그들은 어떤 생각으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을까. 한층 더 강도 높았던 프랑스의 격리생활은 어땠고, 바모는 어떤 시간을 통과하고 있을까. 인터뷰 질문지를 왓츠앱으로 건네며, 우리의 대화는 시작되었다.

코로나 기간 동안 나의 일상은 모두 집에서 이뤄졌어. 코로나를 생각하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또 삶을 재정비하게 된 것 같아. 이 새로운 일상과 함께, 나는 코로나가 가져온 가장 단순한 철학에 적응하려고 해. 인생과 건강은 돈으로 살 수 없고, 자유는 소중하단 것. 깨끗한 공기 속에서 숨 쉬는 게 아주 큰 기회란 걸 잊지 않으면서. 



격리 기간 동안 그는 꿈과 현실을 오고가는 듯 복잡한 감정을 겪었다고 했다. 하지만 두려움이 해결책이 아니기에, 스스로 긍정적인 생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알게 되었다. 가족이라는 존재,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와 어려움, 현대의학과 전통 의학의 가치와 한계, 타인에 대한 공포. 그리고 이름 붙이기 어려운 많은 것들을.   

실제로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이 시작되자, 모든 댄스 스튜디오가 닫혔어. 우리(쿨레칸 프랑스 팀)는 우리 춤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이 전염병을 홀로 마주하길 원치 않았어. 그래서 처음엔 ‘줌(Zoom)’을 통해 온라인 레슨을 진행했지. 이 기간동안 서로를 내버려두지 않고, 함께 즐거움을 지속하는 방법이었어.



수업을 하면 할 수록, 그의 마음 속엔 어떤 열망이 자라기 시작했다. 그러다 페이스북에서 무료 춤수업을 하는 걸 제안했다. 코로나 기간에 격리된 모든 이들을 지지하기 위한 방법이었고, 격리가 길어질 수록 이를 시작하는 게 더 긴급하다고 느꼈다.  

처음엔 나 혼자 수업을 진행했어. 하지만 함께 할 때, 힘이 생긴다는 걸 생각하게 됐지. 쿨레칸 프랑스 팀에게도 하나의 기회일 수 있었고. 재능이 있지만 부르키나파소 밖에 알려지지 않은 댄서/안무가들에게도, 유명한 댄서라도 우리 페이지를 통해 또 다른 관객을 만날 수 있고. 우리 모두에게 네트워크와 경험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어. 쿨레칸 프랑스 팀의 존재가 격리기간동안 사라지지 않는 것도 중요했지.



함께 있을 때, 우리는 모두 강해진다. 이 프로젝트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서로를 돕는 게 우리 모두를 돕는다>! 인터넷 연결문제로 온라인 춤수업을 부르키나파소에서 하는건 쉽지 않았지만, 코로나시대에 어떻게 계속 춤출 수 있을지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모두들 스크린을 통해 어떻게 소통하며 웃고, 에너지를 나눌 수 있는지 현재의 지식을 뛰어 넘는 새로움을 시도했다. 하지만 방법은 새로울지 몰라도,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사실 이 모든 건 지금까지 춤을 가르치는 방법과 가치들 속에 있었어. 성인식을 진행하는 장로거나 안무를 창작하는 안무가 모두 지식과 에너지를 전달해왔지. 춤은 영원히 시간을 여행해. 시간에 따라 여행하는 모습은 매번 바뀌겠지만. 스마트폰 또는 컴퓨터 밖에 누가 있든, 선생님의 지시를 따르면서 에너지를 나누는 건 쉽게 할 수 있다 생각해. 그리고 에너지를 나누며, 우리들 역시 반드시 연결될 것이라고 믿어.



수업이 거듭될수록 라이브 조회수는 매주 1000명에서 5000명 사이를 기록했다. 캐나다, 이탈리아, 프랑스, 한국, 부르키나파소, 코트디부아르, 남아메리카의 가이아나, 미국까지 다양한 이들이 이 ‘라이브’에 참여했다. 

코로나로 예술가들은 더 어려운 경제적 상황에 빠진건 사실이야. 하지만 우리가 인생을 살아갈 때, 희망을 잃어선 절대 안돼. 희망과 인내는 성공의 모터와도 같지. 예술가들의 눈 속에서 기쁨을 읽고, 참여자들이 수업 속에서 기쁨을 느끼고, 또 잘 산다는 것의 감각을 깨우고 삶의 기쁨을 주는 수업을 하는 게 우리의 동기였어. 단 하나의 목적이 아니라 여러개의 목적들이 있었지. 우리는 이 수업으로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잘 살 수 있고, 예술가들 역시 미래에 좋은 프로젝트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랐어.



바모는 온라인 속의 춤과 현실의 춤이 같지 않단 걸 알지만, 춤을 멈추지 않고 삶을 지속하기 위해, 춤을 항상 재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놓인 상황과 장소, 시대에 적응해 나가야 한다고. 마치 부르키나파소 보보 거리에서 춤추었던 것과 같이 한국에서 보보 춤을 출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7월 4일을 마지막으로 온라인 수업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오랜 격리가 끝나고, 집을 벗어난 사람들은 여름의 태양을 몸으로 만끽하고 있을 것이다. 라이브 수업 영상은 프랑스 쿨레칸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총 11명의 안무가들이 다양한 만딩고 전통춤들을 한시간 가량 가르친다. 나는 지금도 들썩들썩 거리고 싶을 때, 함께 춤추고 싶은 기분이 들때, 재생해 놓곤 한다.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바이러스의 시대를 대비하며, 지금의 자유를 즐기며 잠시 쉼을 선택한 이들의 다음 프로젝트가 기대된다.   

* 이 모든 프로젝트는 쿨레칸 프랑스 멤버들과 부르키나파소 안무가들의 자원활동으로 이뤄졌다.

Koule Kan France
Samira Lagilee, Sarah Koumare, Mathild Auguy, Bamo Koumare

Choreographers/dancers
Mogoba Zerbo, Adama Traore, Aguibou Bougobali Sanou, Djibril Ouattara, Mama Ouattara, Idrissa Soldat Kassamba, Aminata Sanou, Funa Yiro Founa, Abou Diaby Kassamba, Yaya Sanou

사진을 클릭하면, 홈페이지 수업영상 아카이브로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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