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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코너] 그럼에도 여전히 극장으로 발걸음이 향할 때 : 따따지 온라인 극장 극장장 ‘앙투헤르’ 인터뷰 ? 재난을 맞이한 우리 시대의 춤

그럼에도 여전히
극장으로 발걸음이 향할 때


인터뷰 – 따따지 온라인극장 극장장 앙투헤르
 


공연계가 가장 바쁜 ‘가족의 달’ 올해 5월은 잔인하게 한산했다. 그리고 9월과 10월. 공연계가 두 번째로 바쁜 달이지만, 잇따른 공연 취소와 연기 사이 여전히 미래를 알 수 없다. 갑자기 들이닥친 재난 속에서도 예술가들은 작은 희망과 함께 공연 날을 향해 꽤 멀리서 달려왔다.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목소리’를 관객들과 ‘지금’ 나누기 위해 꽤 오랫동안 작품을 깎고 다듬고 닦아 왔다. 재난의 시국, 부단히 노력해온 창작자들의 행보는 여기에서 멈춰야 하는 걸까? 

공연자와 관객이 만나 살아있는 호흡을 나누는 게 중요한 ‘공연’이 과연 ‘온라인’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까. 과거의 공연 기록 영상이 재상영되고, 음악방송처럼 실시간으로 신작 공연이 생중계되었다. 무료로 온라인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이 극장을 다시 찾게 될까, 결국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대체하게 될까, 하는 좌절감과 무력감 사이에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꿈틀했다. 

똑똑똑똑. 트르르르.
철골을 하나하나 망치로 두드리며 맞추는 소리, 톱니바퀴가 혼자 돌아가는 소리, 그 사이 나지막이 울려 퍼지는 멜로디를 들으며 푸르른 심해 속으로 내려간다. “친애하는 관객여러분. 극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위한 극장, 따따지 온라인 극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입구는 하나인데 출구는 셀 수 없는 곳, 조금은 엉뚱하고 보면 볼수록 품이 넓다. 

재난 시대의 이 반짝이는 움직임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어, (따따지 온라인 극장) 극장장 ‘앙투헤르’씨에게 무작정 인터뷰를 청했다. 극장 로비로 내려와, 관객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그의 첫인상이었다. 작게 종소리를 울리며 유쾌한 목소리로 공연의 시작을 알리던 앙투헤르씨. 그는 유일한 동료, 헤드 프로듀서 도나야와 함께 ‘따따지’를 힘차게 꾸려가고 있었다. 8월의 어느 날, ‘페이스타임’으로 그를 만났다.  

자칫 극장에 대한 중요성을 훼손시키는 일이 되지 않을까, 극장을 너무 쉽게 생각하거나, 코로나로 인해 실존하는 극장에 닥친 위기를 기회로 삼는 것으로 보이진 않을까 고민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지금 부재하고 있는 오프라인 극장의 대안을 지향한다’ 라는 걸 표방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던 것 같다. 창작활동이 멈춰지지 않게 장려하고 싶었던 바람을 담아서 만든 극장이다. 



이 극장을 만들 당시에는 코로나19로 극장을 잃은 창작자들에게 대안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점점 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실질적인 극장 시스템에 대해 더 고민하게 됐다. 극장 대관료가 너무 비싸서 진입하지 못했던, 이제 막 첫 걸음을 뗀 창작자들에게도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관객 중에 극장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사람들에게도. 그는 이 극장은 현재 이런 점들을 고려한 아주 ‘최소한의 극장’이라는 걸 강조했다. 

현재 극장이 가진 부족함이 보였다. 관객을 받는 것이 1차 목표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관객이 접근하기 힘든 극장들도 많았다. ‘일반적인’ 관객만을 받기 좋은 형태랄까. 장애인석은 최소한으로 한정되어 있고 공연은 수익구조를 고려해, ‘일반적’인 일과가 끝나는 시간으로 공연의 막을 여는데, 이 시간에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 이 나라에 없는 사람들은 공연을 볼 수 없다는 지점을 온라인을 통해 극복 할 수 있길 바랐다. 



앙투헤르씨는 극장을 소개하며 이렇게 썼다. ‘바이러스, 기후 등의 환경적 요인이 극장의 부재로 이어지지 않길 바랍니다. 아티스트가 넘어서야 할 재정적 부담이 새로운 작품의 탄생을 저지하지 않길 바랍니다. 모든 사람이 잠든 시간에 일을 하고, 공연이 시작될 무렵 잠이 드는 사람들도 공연을 만날 수 있길, 예술가와 공연 자체의 부재로 연결되지 않길 바랍니다.’ 

극장에 입장해 티켓팅을 하고, 자기 자리를 기다리며 리플렛 속 제작 의도를 살피고, 단순히 즐기기보다 이 공연을 쪼개고 부셔서 완전 느끼겠어 하는 활짝 열린 마음. 극장의 감각을 비슷하게 온라인 공간에서 구현할 수 있을까를 많이 생각했다. 극장이란 걸 인식하면서 걸리는 시동을 만들고 싶어 적극적으로 잔기술을 펼쳤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기술 안에서. 



공연장에 들어가면 암전이 되고, 다시 조명이 켜지며, 그 순간부터 절로 우리는 공연 속으로 스며든다. 온라인 공연 영상을 혼자 재생하며, 지루해지면 금방 다른 걸 틀어 버릴 수 있는 이 문제를 따따지 온라인 극장은 어떻게 해결하고자 했을까?  

사람들이 정말 다양한 환경에서 즐길 텐데, 보는 여러분 외 지금 다른 관객이 있다고 상상하는 것까지가 우리들의 일이라고 느꼈다. 내 주변에 방해를 없애고, 또 방해를 주면 안된다는 것, 몰입도 있게 봐줘야 배우들이 지금 움직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 이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최대한 쉽게 재미있게 하려고 음악도 넣고, 멘트도 넣었다. 자 이제 집중하고, 준비되면 재생을 눌러, 그때부터는 공연이 시작되고, 그러면 이제 돌이킬 수 없어. 이런 정도의 분위기를 마련하는 노력을 했던 거 같다.



따따지 온라인 극장에는 중대극장 X와 4분의 3극장, 소극장 N과 4분의 3극장이 있다. 둘 다 입구는 하나인데, 출구의 개수는 극장장과 헤드 프로듀서 둘 다 모른다고 한다. ‘입장과 동시에 전 세계 곳곳 어디로든 닿을 수 있는’ 이 극장들은 과연 어떤 공간일까? 

아~주 큰 입구가 있고, 들어가자마자 자기가 나가고 싶은 출구들이 엄청 많이 있다. 그리고 하나의 극장이지만 시공간을 아파트처럼 쌓는 느낌으로 온라인 공간에선 아주 많을 수 있다. 극장규모로 분류한 건, 실제 극장의 기본적인 구조이며, 창작자들도 소극장인지 대극장인지 규모를 생각하고 작품을 만들기 때문에 이 개념을 온라인에도 가져왔다. 그리고 200명 규모의 극장이지만 2000명이 봐도 상관은 없는, 하지만 상상은 할 수 있는 것으로.



전 세계 곳곳에서 모바일과 노트북, 컴퓨터, 프로젝터를 통해 따따따(www.)를 치며 따따지 온라인 극장에 들어가는 모습들이 상상된다. ‘따따지’는 혼자가 아닌 함께 고민하는 그룹이란 뜻의 ‘위원더그룹(WeWonderGroup)’의 약자(WWG)다. 그들은 또 어떤 상상을 나누고 있을까?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갈증이 있었던 장르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싶다. 무용, 시각, 사운드와 관련된, 한국에서는 다원예술이라 불리는 장르들. 판소리에서는 소리꾼과 고수가 연출자이자 출연진이고, 무용도 안무가가 연출자다. 극장 시스템이 익숙치 않아서 접근이 어려웠던 점을 온라인 극장은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

또 현재 극장은 휠체어 석이 한정적이라 장애인 관객을 받기에 한계가 있다. 우리 극장은 문턱이 없으니, 이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으면 좋겠다. 그런 흐름에서 지금 도나야랑 극장 하나를 더 개설할 생각을 하고 있다. 아마도 이름은 ‘극장 C’가 될 것이다. 나에게 좀 더 맞춤화된(Customized) 극장이다. 공연의 오리지널 형태가 소극장, 중대극장으로 올라가고, 연출자의 다른 의도가 담긴 편집본이 C극장에 담기게 될 거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해설 버전,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영상 버전, 외국어 자막도 들어갈 수 있다. 플러스알파의 개념으로 여러 버전이 동시에 상영된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세상에 나왔지만, 여전히 위기가 해결되지 않은 지금. ‘온라인 극장’이 더 주목받기 위해 힘쓸 법도 한데, 그는 되려 ‘일시정지’를 택했다. 

극장들이 닫는 순간에 여기 ‘온라인 극장이 있습니다!’ 하며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에 회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지금은 이 추이를 보면서 창작자들과 감정을 공유하며 같이 크는 극장이 되어야 된다 생각한다. 타이밍을 보면서, 저들이 이런 상태일 때, 우리가 할 수 있는게 뭘까. 현재 우리가 처한 한계는 우리의 생각을 구현할 자본이 부족하고, 수익화 구조가 되어 있지 않아 예술가들에게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



극장에 가고 싶은 사람들이 당장 찾을 수 없어도 들릴 수 있는 곳, ‘온라인으로라도’ 극장의 감각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곳. 

한 사람이 있고 바라보는 누군가가 있다면 공연이 시작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야기하는 사람을 어떤 사람이 적극적으로 봐주는 행위. 여기에서 극장이라는 말도 나왔다. 그런 관점에서 계속 해야 한다 생각했고, 온라인 극장에서도 그런 감각이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 역으로 이 극장이 자리를 잡으면, 극장을 찾았던 사람들이 온라인공연을 재공연을 손쉽게 볼 수 있는 시스템으로 연결될 수 있다. 온라인 극장은 반드시 실제 극장과 연계되어야 한다 생각한다.



코로나 문제가 당장 너무 뜨거운 문제라 이를 떼놓고 생각하기가 어려웠지만, 순수하게 ‘온라인 극장’으로만 관점을 바꿔보니 그동안 보지 못했던 면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관객을 찾아 나서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실제로 정말 극장에 올 수 없는 수많은 이유가 있었던 것. 그에게 ‘따따지’는 관점을 다시 일깨워 준 좋은 시스템이 되었다. 위기가 아닌 상황에서 공연장에 오기 힘든 사람들을 더 많이 찾고 싶고, 여기에서 개발된 관객이 진짜 극장으로 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그는 꿈꾼다. 그는 마지막으로 극장장으로서의 기쁨과 어려움을 이 글을 읽는 이들에게 전했다.  

매번 가장 맨 앞에서 관객을 만나다가, 처음으로 ‘조회 수’로 관객들을 만난다. 아무런 평 없이 조회수라는 흔적만 남기고 떠나는 걸 보면서 누가 왔을까 궁금해한다. 관객을 상상하는 게 즐겁기도 하면서 아쉬운 건 온라인극장에서 시스템을 더 구축하기 전까지 계속 느껴야 하는 감각인 거 같다. 그리고 극장장과 프로듀서가 실제로 관객을 만나는 공간은 데스크가 아니라 로비라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었구나. 현재 실재하는 것을 다시 사유하는 즐거움이 있다.?

어려움은 온라인 극장의 가치가 많은 사람이 위기에 처하고 슬플 때만 발현되어야 하는 것인가? 그러지 않기 위해 온라인 극장이 해야 하는 건 뭘까? 하는 것이다. 현재는 재정 문제가 연결되어 있지만,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위기상황이 아닌 상태에서 만날 수 있는 이벤트를 만들어 곧 등장하겠다(!) 우리의 극장에 입구는 하나뿐이지만, 출구가 무수히 많다는 것. 그것이 우리가 발견한 이 극장의 첫 번째 가능성이다.


인터뷰 | 보코 소영 
정리 | 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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