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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춤 ‘커뮤니티’라는 지향점 – 보코의 춤추며 그러모은 문장들


3화. 춤 ‘커뮤니티’라는 지향점


댄스 커뮤니티 워크샵. 생소한 조합이다. 춤이라고 하는 걸 난생처음 배워보고자 찾아간 수업에 붙어 있는 이름이었다. 춤 공동체 작업. 어설프게 번역해봐도 조합이 낯설기는 마찬가지다. 워크샵이라는 단어는 요즘 어디에서나 남발하듯 쓰이고 있으니 댄스 워크샵이라고 하면 대충 알 것도 같다. 다만 마치 샌드위치 빵 사이로 삐죽 새어 나온 빨간 토마토처럼, 두 단어 사이에 끼어 있는 ‘커뮤니티’는 눈에 띄는 구석이 있다. 첫 수업을 들으러 가던 당시에는 크게 의식하지 못했다. 신선한 토마토 한 조각의 존재가 샌드위치의 풍미와 식감을 확 달라지게 만드는 것처럼, 커뮤니티라는 지향점이 춤을 추는 공간 안에서 실제 어떤 자장을 만드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10년 넘게 공교육에 길들어 온 나에게 배움의 과정은 단순하다. 일단 가르침을 전수해 줄 전문가와 전문가의 지식 혹은 정보를 학습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이 두 가지만 있으면 배움에 필요한 요건은 거의 다 갖췄다고 봐도 무방하다. 배움의 내용, 수위, 진도 등은 대체로 전문가에게 달려있다. 학습자의 상태나 요건보다는 전문가의 역량과 교수법에 따라 배움의 결과값이 달라진다(라고 믿는다). 초보자의 단계일수록 더욱더 그렇다. 학습자는 학습의 의지를 잘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적극적인 수용자로 해석된다. 전문가와 학습자 사이의 상호 작용은 학습자가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했을 때나 가능한 일로 여겨진다. 


춤이라고 다를까. 그래서 ‘워크샵’이라는 이름이 버젓이 붙어 있는 자리인데도 불구하고 나는 ‘수업’을 들으러 간다는 마음가짐이었다. 나는 춤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전문하니까. 저기 거울 앞에 서 있는 안무가 선생님이 알아서 잘 알려주시겠지. 춤을 배워보고 싶다는 의지를 가지고 여기 온 것만으로도 내 몫은 다 한 거야. 이제 선생님에게 맡기자.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이지 천진하기 짝이 없다. 얕은수의 기대감에 부풀어 가벼운 발걸음으로 워크샵 장소로 향했다. 


처음에는 내가 생각한 수업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먼저 안무가가 이끄는 데로 몸을 푼다. 정확하게는 몸을 풀면서 춤을 추기 위한 몸을 만든다. 한평생 몸을 거의 쓰지 않고 살아왔던 나로서는 몸을 푸는 게 아니라 몸에 스스로 가격을 하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멋들어져 보이는 안무나 춤 동작을 본격적으로 배우기도 전에 나가떨어질 지경이었다. 내가 생각한 건 이게 아닌데. 대체 춤은 언제 배우지. 왜 춤은 안 가르쳐 주고 계속 같은 동작만 반복하는 거지. 물론 간만에 몸을 움직이는 기분이 좋기도 하고, 라이브 리듬이 있어서 흥이 나긴 한다만, 이걸 언제까지 해야 하는 거지. 호흡 곤란을 겪고 있는 건 나뿐만은 아닌 것처럼 보였는데, 중간중간 멈춰서 숨을 고르는 건 나뿐이었다. 나는 오로지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대체 언제 쉬지. 


내 몸인데 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게 버거웠다. 나만 자꾸 멈춰서 헥헥거리는 모양새도 부끄러웠다. 그때였다. 


(다음 시간에 계속…)

Comment: 1

  • Dal
    5 years ago

    아름다운 문장들이에요. 다음화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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