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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춤을 뒤집어 보는 이야기, 월간 몿진 11월 17호가 발행되었습니다.

난생처음 곶감을 만들던 가을을 기억합니다. 영롱한 태양 빛깔로 반짝이는 감을 조심스레 나무에서 땁니다. 감의 껍질을 찬찬히 벗깁니다. 꼭지를 잘 고정해 하나하나 허공에 매답니다. 여기까지는 준비 과정에 불과합니다. 맛있는 곶감이 되기 위해서는 그다음 단계가 중요합니다. 바로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리는 일입니다. 적당한 양의 볕과 바람, 낮과 밤을 감이 품을 수 있도록 말이에요.

이번 호의 테마는 ‘춤과 시간‘ 입니다. 시간이라는 관념을 통해 춤을 들여다봤습니다. 춤이 시작된 모멘트와 춤의 서사, 춤의 계승과 전달, 연속해서 쌓이는 것과 희미해지는 것에 관해서요. 이번 호 몿진은 잘 익은 곶감 같은 맛이 나면 좋겠습니다. 무수한 낮과 밤을 지나 우리 곁에 온 이야기와 기록을 전합니다.

17호 ‘인터뷰’는 아프리칸댄스컴퍼니 따그(TAGG)의 대표, 권이은정 무용수입니다. 좋아하는 것을 따라 도착한 곳에서 늘 ‘춤추는 자’로 불렸던 그와 마주 앉아 그의 춤이 통과한 시간을 따라가 봤습니다. 만뎅 문화의 통번역사를 자처하며, 춤추는 여성들의 경계를 넓혀온 권이은정 무용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시간을 담았습니다.

소영의 ‘아프리카 만딩고 춤 안내서’는 드록바의 통쾌한 슛처럼 오늘을 춤추는 코트디부아르의 ‘쿠페데칼레’라는 춤을 소개합니다. 예측 불가능한 혼란 속에서 하나둘 웃음과 일상을 되찾기 위해 시작된 춤이라는데, 코로나19의 시대를 통과하는 우리의 현재와도 맞닿아 있네요. 다 읽고 나면 엉덩이를 슬쩍 흔들며 가벼운 웃음을 툭 터뜨려봐도 좋겠습니다.

보코의 ‘춤추며 그러모은 문장들’은 흐르는 시간 속에서, 시간을 들여, 춤을 추는 일의 괴로움과 의미를 탐구합니다. 이 코너를 쓸 때마다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던 보코의 솔직한 심정도 함께 엿볼 수 있습니다.

‘재난의 시대를 맞이한 우리들의 춤’ 코너에서는 어느덧 마스크를 쓰는 게 익숙해진 요즘을 기록했습니다. 공연예술 기획자로 마주한 언택트의 감각, 지난 3월과 지금 또 달라진 풍경들을 따라 읽다 보면 조심스레 열린 공연의 자리와 안전 지역을 넓히는 일에 대해 고민해보게 됩니다.

‘몿지니의 꾸러미’는 ‘춤과 시간’을 테마로 보코가 채집한 영감의 꾸러미를 풀어봅니다. 춤의 필연적인 요소이자 모든 존재가 숙명적으로 마주할 수밖에 없는 관념 ‘시간’에 대해 탐구해 볼거리를 소개합니다.

창작자를 위한 무료 광고와 춤추며 발견한 에너지를 기록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자유 기고는 늘 열려있습니다. 관심 있는 독자분은 문의주세요. mott.zine@gmail.com

월간 춤 웹진 몿진 mottzine.com